로이터 통신이 5월 20일 LSEG와 Kpler의 선박 추적 데이터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두 척의 중국 초대형 유조선이 두 달 이상 페르시아만에 갇혀 있다가 마침내 호르무즈 해협을 빠져나왔습니다. 오성홍기를 게양한 초대형 유조선 ‘위안구이양(Yuan Gui Yang)’호는 약 200만 배럴의 이라크 바스라산 원유를 싣고 2월 27일(미·이란 전쟁 발발 전날)에 선적을 완료했으며, 홍콩 국기를 단 ‘오션 릴리(Ocean Lily)’호 역시 2월 말부터 3월 초까지 두 차례에 걸쳐 카타르 샤힌산 원유 약 100만 배럴과 이라크 바스라산 원유 약 100만 배럴을 각각 선적해 총 400만 배럴을 실은 뒤 중국 각지의 항구로 향했습니다. 같은 날 한국 국적의 ‘유니버설 위너(Universal Winner)’호도 쿠웨이트산 원유 200만 배럴을 싣고 이란이 지정한 특별 통과 항로를 이용해 해협을 떠났으며, 세 척의 유조선이 하루 동안 총 600만 배럴의 원유를 운송한 셈입니다.
배경을 살펴보면, 올해 2월 28일부터 미국과 이스라엘이 공동으로 군사 작전을 시작한 이후 호르무즈 해협의 상업적 선박 운항이 거의 마비되었습니다. 5월 11일 기준으로 600척 이상의 유조선이 페르시아만 내에 갇혀 있었고, 해협 외곽에서 대기 중인 선박도 약 240척에 달해 유가는 한때 배럴당 126달러라는 사상 최고치까지 치솟았습니다. 이란은 3월 26일 중국, 러시아, 인도, 이라크, 파키스탄 선박들이 특별 항로를 통해 해협을 통과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고 발표했으며, 이후 속속 갇혀 있던 유조선들이 출항 허가를 받게 되었습니다. 한편 키프로스 국적의 ‘그랜드 레이디(Grand Lady)’호는 AIS 송신기를 끈 채 해협으로 진입해 현재 이란의 라라크섬 인근 해역을 지나고 있습니다. 시장에서는 여러 아시아 초대형 유조선이 잇따라 해협을 통과하는 현상을 상황 완화의 신호로 해석하고 있으나, 선박 운항 데이터상 통과량은 여전히 정상 수준에 훨씬 못 미치는 상태입니다.